유럽연합 EU가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고 무관세 할당량인 쿼터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높이는 모습인데요.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단일국가 기준 한국의 최대 철강 수출 시장인 EU 수출액 44억 8000만 달러가 고스란히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심상치 않은 글로벌 철강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한국 철강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보겠습니다.
EU의 초강수 철강 보호무역 이면과 한국 산업계의 비상
EU 집행위원회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규정 종료를 앞두고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대폭 올리고 쿼터를 줄이는 새로운 무역 제한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는 유럽 철강 공장과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를 시사합니다. 특히 한국은 작년 대 EU 철강 수출이 미국 수출액을 넘어설 만큼 EU 시장 의존도가 높습니다. 쿼터가 줄어들면 사실상 관세 폭탄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글에서는 EU의 조치 배경을 심층 분석하고, 한국 철강 산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합니다.
유럽의 ‘철강 보국’ 기조 심층 분석 왜 지금 50% 관세인가
트럼프발 관세 대응에서 유럽 산업 보호로 전환한 EU의 속내
혹시 EU의 기존 세이프가드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당시에는 외부 충격에 대한 임시 조치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세주르네 부집행위원장의 발언처럼 이제는 ‘유럽의 철강 공장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내부 산업 보호로 그 목적이 명확히 전환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EU는 글로벌 철강 과잉 공급, 특히 중국산 저가 물량의 우회 유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거진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유럽 내 철강 기업들이 겪는 고통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25%의 관세로는 역부족이었고, 무관세 쿼터는 여전히 국내 산업을 위협하는 통로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죠. 내년 6월 말 WTO 규정에 따라 기존 세이프가드를 강제 종료해야 하는 시점을 앞두고, 더욱 강력하고 영구적인 형태의 새로운 방어막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결국 이는 기존의 대응책을 훨씬 뛰어넘는 초강수를 둔 ‘유럽 철강 보국’ 선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산 철강의 특수성 EU 시장의 ‘실질적’ 영향력 재조명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작년 한국의 대 EU 철강 수출액은 44억 8000만 달러로 미국 수출액 43억 47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EU 시장은 매우 중요한 핵심 거점인 거죠. 미국은 모든 품목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데 반해, EU는 쿼터제도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쿼터 자체가 반토막 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미 지난 4월에도 EU가 철강 세이프가드 물량을 일부 줄이면서 한국산 쿼터가 최대 14%까지 줄어든 선례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쿼터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예고된 만큼, 그 영향은 14% 축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입니다. 쿼터가 채워지는 순간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50%라는 살인적인 관세가 적용됩니다. 이는 곧 가격 경쟁력 상실을 의미하며, 수출 물량 자체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철강업계에 계신 분들은 이미 이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있을 겁니다.
글로벌 무역 전쟁의 확산과 한국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제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보호 장벽이 높아지는 다자간 무역 압박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미국이 먼저 2018년에 관세 폭탄을 터뜨렸고, 이제 EU가 뒤를 따르며 더 강력한 장벽을 쌓고 있다는 점 말입니다. 이는 단순히 두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WTO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심각한 징후입니다. 주요 경제권들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관세 장벽을 높이는 ‘보호무역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이러한 다자간 무역 압박 속에서 한국과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중간에 끼어 샌드위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EU의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들의 유사 조치로 이어질 경우, 한국 철강 기업들은 수출 판로 자체가 막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해야 합니다. 단기적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인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관세 리스크를 넘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의 필요성
사실 50%라는 관세율은 어떤 기업이든 감당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그래서 뭐?’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관세 리스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가속화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반적인 범용 철강 제품으로는 관세 50%를 절대 이겨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용 초고강도 강판, LNG 선박용 극저온 강재, 미래 항공우주 산업에 사용되는 특수 합금 등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제품들은 관세가 높아도 EU 내 수요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사 갈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과 기술력에서 대체 불가능한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 한국 철강 기업들이 집중해야 할 생존 전략이자 미래 전략입니다. 관세에 발목 잡히지 않는 기술력, 이것이 핵심입니다.
한국 철강 산업의 생존을 위한 3대 전략적 제언
1. 대 EU 통상 외교력 강화와 WTO 제소 가능성 검토
EU의 조치는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며, 별도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한국 정부와 철강 협회는 이 과정에서 최대한의 쿼터 확보와 관세 인하를 위해 전방위적인 통상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이 조치가 WTO 규정에 따른 기존 세이프가드의 ‘강제 종료’ 이후에 시행되는 만큼, 새로운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강력한 WTO 제소 카드도 준비해야 합니다. 국제적인 통상 규범을 통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이성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유럽 현지 생산 체제 구축 또는 제3국 우회 수출 다변화
관세 장벽을 가장 확실하게 피하는 방법은 현지 생산입니다. 이미 주요 글로벌 철강 기업들은 현지 공장을 통해 관세 이슈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EU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한국 철강 기업들은 EU 역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거나,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확실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3. 탄소 국경세 도입 대비와 친환경 강재 시장 선점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바로 탄소 국경세입니다. EU는 철강 관세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 측면에서도 강력한 장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EU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세만 문제가 아니라, 저탄소·친환경 생산 방식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EU의 철강 관세 강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 개발과 투자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해야 합니다. 이는 관세 장벽을 넘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환경은 이제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무역 표준이자 경쟁력인 거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철강 산업의 혁신만이 살길
오늘 우리는 EU의 초강력 철강 관세 인상 예고가 한국 철강 산업에 던진 거대한 도전장을 분석했습니다. 관세 50%라는 숫자는 분명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현실이지만, 이는 동시에 한국 철강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혁신과 생산 거점 다변화라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해야 한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감정적 호소 대신, 강력한 통상 외교와 혁신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때입니다. 이성적 통찰과 행동 가이드를 통해 한국 철강 산업이 글로벌 무역의 파고를 넘어 더욱 단단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