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우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력한 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이어지는 반면, 홍콩 시장에 상장된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ETF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전고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현물 주식은 정리하면서도, 상승 흐름에 대한 베팅은 포기하지 않고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오늘은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흐름과 서학개미들이 홍콩으로 눈을 돌린 배경을 자세히 분석해 봅니다.
개미들의 변심: 현물은 팔고 2배 레버리지는 사고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증시의 풍경은 사뭇 독특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 1위와 2위가 바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습니다. 각각 2조 원과 1.7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주가가 반등하면서 그동안 물려있던 투자자들이 본전을 찾거나 수익을 확정 짓기 위해 매도 버튼을 눌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상승세가 끝났다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기간 홍콩 증시에서는 정반대의 데이터가 포착되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와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리스크가 큰 직접 투자보다는 상승장에서 수익을 두 배로 낼 수 있는 파생 상품으로 자금을 옮겨 탄 셈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투자자들의 영리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주가가 전고점에 다다르며 심리적 저항선에 부딪히자, 보유 중인 주식은 현금화하여 리스크를 줄이되 여전히 남아있는 상승 동력(모멘텀)은 레버리지를 통해 적은 돈으로 크게 누리겠다는 전략입니다.
AI 거품론 잠재운 실적 기대감과 환차익의 매력
반도체 종목이 다시 힘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AI) 시장의 실질적인 성장세입니다.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던 AI 버블 우려가 빠르게 진정되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다시 ’11만 전자’를 회복하고 SK하이닉스가 58만 원 선을 넘나드는 것은 반도체 업황의 ‘피크 아웃(정점 통과)’ 논란을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여기에 홍콩 증시를 선택한 또 다른 숨은 이유는 바로 ‘환율’입니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하며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자, 해외 상장 상품에 투자해 주가 상승분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났습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 때 달러나 홍콩달러 기반의 자산을 보유하면 나중에 원화로 바꿀 때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국내 주식을 사면 주가 상승분만 챙길 수 있지만, 홍콩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품을 사면 ‘주가 상승 2배’에 ‘환율 상승분’까지 더해지는 보너스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고수익을 쫓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전망: 여전히 배고픈 밸류에이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최고 15만 5,000원까지 높여 잡았습니다. 그 근거로 내년도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량이 올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할 것이며, 차세대 제품인 HBM4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점을 꼽습니다.
또한,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마이크론이나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논리입니다. 즉, 지금의 주가 상승이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결국 지금의 자금 이동은 시장을 떠나는 신호가 아니라, 더 효율적인 수익 구조를 찾아가는 투자자들의 진화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하락할 때 손실 또한 두 배로 커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도체 업황의 장기적 우상향은 유효해 보이지만, 변동성이 큰 구간인 만큼 분할 매수와 같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산업의 핵심 공급망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지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쏠림 현상은 시장의 강한 상승 의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HBM4의 양산 속도와 글로벌 경기 흐름을 주시하며 비중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