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과거와 비교해 지배구조가 투명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일부 존재하지만 그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여전히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특히 지주회사의 전체 매출 가운데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기업 경영의 본질적인 변화를 시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지점은 겉으로 드러난 투명한 배당금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배당 외 수익과 체제 밖 계열사들의 석연치 않은 움직임입니다.
지주회사 체제의 확산과 고착화된 소유 지배 구조의 특징
우리나라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한 대기업 집단은 지난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지배구조의 단순화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유 구조를 살펴보면 총수와 그 일가의 지분율은 여전히 매우 견고합니다. 일반적인 공시집단의 대표회사보다 지주회사 체제 내 대표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지주회사가 단순한 경영 효율화를 넘어 지배력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출자 단계 축소라는 명분 뒤에 숨은 사각지대의 위험성
지주회사법은 계열사 간 복잡한 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단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환집단의 평균 출자 단계는 일반 집단보다 짧아져 구조가 비교적 선명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규제의 칼날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국외 계열사나 지주 체제 밖에 위치한 계열사들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지주회사 체제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간접적인 자금 흐름의 통로로 쓰이거나 사익 편취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지주 체제 밖 계열사 중 상당수가 총수 일가의 지배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지주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입니다.
옥상옥 구조가 불러오는 지배구조의 왜곡과 사익 편취 가능성
총수 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체제 밖 계열사가 지주회사의 최상단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를 우리는 옥상옥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형태는 수직적이고 선명한 출자 구조를 지향하는 정책 방향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 주주 전체에게 공정하게 분배되기보다는 특정 가문의 자산 증식이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기업의 외형적인 실적만큼이나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입니다.
지주회사의 주 수익원 변화 배당 수익 50퍼센트 돌파의 양면성
이제 지주회사의 가장 주된 수입원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수익입니다. 평균적으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매출의 거의 전부가 배당금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합니다. 이는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성과를 정당하게 공유받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 성향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자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를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반대로 배당 수익 비중이 낮은 회사들은 배당이 아닌 다른 우회 경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에 더욱 철저한 분석이 요구됩니다.
상표권 사용료와 임대료를 통한 부당한 이익 이전의 그림자
배당 수익 외에도 많은 지주회사가 상표권 사용료나 부동산 임대료 그리고 경영 자문 수수료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는 무형자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객관적인 가치를 산정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를 교묘히 이용해 계열사의 이익을 총수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로 이전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여지가 큽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의 수익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소수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총수 일가의 현금 동원력을 높여주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지속적인 사회적 감시와 제도적 보완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와 계열사 간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해 주기적인 점검과 엄중한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 근본 취지는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였습니다. 하지만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사익 편취 행위가 계속된다면 시장 경제의 근간인 공정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상표권 산정 근거의 투명한 공개와 더불어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확장을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현명한 주주가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
우리가 투자한 기업의 재무제표가 아무리 화려해도 그 이익이 정당한 경로로 배분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기업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투명한 배당을 통해 실현되고 있는지 아니면 불투명한 수수료 명목으로 어딘가로 새어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가 배당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분명 바람직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배당 외 수익의 정당성은 우리가 끝까지 추적하고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건전한 지배구조가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의 핵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