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증시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하나 있죠. 바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초로 10만 원 선을 넘어섰다는 겁니다. 2018년 액면 분할 이후 그토록 깨기 어려웠던 ’10만 원의 벽’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단순한 주가 상승 이상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취임 3주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았죠.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과연 이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국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하는 점입니다. 지금부터 이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해보려 합니다.
4년 만에 깨진 ’10만 원 벽’의 배경: HBM과 AI의 폭발적 시너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2021년 1월 최고가(9만6800원)를 찍은 후 오랜 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구조대는 언제 오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던 ‘8만 원대 갇힘’ 현상도 흔한 일이었죠. 그러다 지난 7월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결국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10만 전자’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넉 달간 주가 상승률은 무려 70%에 달하며, 이 기간 외국인은 1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HBM, 새로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주인공
이러한 폭발적인 상승세 뒤에는 명확한 산업적 배경이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 즉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강한 기대감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독점적인 공급 구조 속에서 삼성전자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 경쟁력 회복과 대형 수주 모멘텀
더욱 긍정적인 신호는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회복 소식입니다. 현재 엔비디아와 HBM3E(5세대) 공급이 임박했고, 차세대 기술인 HBM4(6세대)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도 진행 중이라는 점은 실적 개선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졌죠. 테슬라와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계약,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공급 계약 등 굵직한 수주 소식과 더불어, 700조 원 규모의 오픈AI 초대형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참여 가능성은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까지 더해지며, 전방위적인 실적 개선 전망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증권가 목표 주가 상향, 하지만 ‘개미’들의 이탈은 변수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6곳이 목표 주가를 11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심지어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던 모건스탠리마저 목표가를 12만 원으로 올렸고, 유진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무려 14만 원까지 제시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파운드리 수율 개선과 HBM4 시장에서의 빠른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주요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동학개미’의 선택이 다음 상승 동력
하지만 주가 상승세 지속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개인 투자자, 즉 ‘동학개미’의 선택입니다. 지난 6월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무려 14조 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들자, 그동안 물려있던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죠. 10만 원을 돌파했던 당일에만 개인은 1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매도를 주도했습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인 만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주가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 ‘동학개미’가 다시 매수 주체로 돌아와야 추가적인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 예탁금은 역대 최고 수준인 80조 원을 넘어서며 대기 중입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며, 적절한 시점에 추격 매수에 나설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기 조정은 기회, 장기적 성장에 주목해야
삼성전자의 ’10만 전자’ 돌파는 단순히 숫자의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AI 혁명과 HBM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다시금 글로벌 기술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물론 단기적인 주가 급등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며, 외국인 매수세 이탈이나 개인의 차익 실현으로 인한 조정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장기적인 관점입니다. 파운드리와 HBM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실적 개선과 AI 시대의 메가 트렌드 속에서의 역할 확대는 삼성전자의 성장 궤도를 바꿀 핵심 동력입니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는, 조정 시기를 오히려 분할 매수의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의 구조적인 성장에 투자하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10만 원은 끝이 아니라, ‘AI 시대의 삼성전자’가 펼쳐나갈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인 것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