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마 증권사에서 ‘위험자산 투자 한도 초과’ 알림을 받아보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퇴직연금 계좌에만 적용되는 ‘안전자산 30% 룰’ 때문이죠. 노후 자금의 안정성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연 2~3%대 수익률로 복리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자산 증식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퇴직연금은 절대로 안전만 추구해야 하는 계좌가 아닙니다. 장기 투자의 복리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고속 성장 엔진입니다. 문제는 묶여 있는 30%의 안전자산 비중입니다. 규제를 피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이미 ‘규제 안에서의 공격적 운용’이라는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채우기 ETF’와 ‘TDF’를 활용하는 실전 전략입니다. 이 두 가지 핵심 도구를 활용해 퇴직연금 계좌의 잠재력을 어떻게 94%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안내해 드릴게요.
규제를 기회로: 안전자산의 틀을 깨는 채우기 ETF의 비밀
‘채우기 ETF’는 어떻게 안전자산 30% 룰을 통과할까요?
퇴직연금(DC, IRP) 계좌에서는 주식형 펀드나 ETF, 리츠 등을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고 전체 자산의 최대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도록 제한합니다. 나머지 30%는 원금 보장형 예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하죠. 이 30%를 연 2~3%대 상품에 묶어두는 것이 아쉬울 때, 혜성처럼 등장한 상품이 바로 채우기 ETF입니다.
채우기 ETF는 기본적으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함께 담은 혼합형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ETF 자산의 50%를 나스닥100 지수에, 나머지 50%를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식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채우기 ETF’가 금융당국의 규정상 혼합형으로 분류되어 안전자산의 몫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투자자는 전체 퇴직연금 자금 중 70%를 고수익을 추구하는 위험자산 ETF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채우기 ETF로 채우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자산 비율이 50%인 ‘채우기 ETF’에 30%를 투자하면, 실질적으로 위험자산(나스닥 등)에 대한 노출도는 70% + (30% * 50%) = 85%까지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안전자산 규제라는 방패를 뚫고 들어가는 창인 셈입니다.
공격적 투자를 위한 채우기 ETF 포트폴리오 비교 분석
최근 시장에는 성장성이 높은 미국 증시에 베팅하면서 안정적인 채권으로 하방 위험을 막는 ‘창과 방패’ 전략을 취하는 상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10년 연평균 19%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인 나스닥100에 연동되는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스닥 집중형 채우기 ETF, 85%의 공격성을 획득하다
올해 새로 나온 나스닥 관련 채우기 ETF들은 위험자산 비율을 50%까지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나스닥 대표 지수인 나스닥100을 추종하거나, 엔비디아, 팔란티어 같은 소수 유망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지수 추종형 (나스닥100 + 채권):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 나스닥100 미국채혼합50액티브’나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나스닥100 미국채혼합50’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나스닥100 지수의 장기 성장에 안정적으로 올라타면서, 경쟁력 있는 낮은 보수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한화의 PLUS 상품처럼 환 오픈형은 달러 강세 시 환차익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죠.
종목 압축형 (액티브 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50액티브’는 나스닥 25개 종목에 집중 투자합니다.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시장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운용 방향이 시장과 어긋날 경우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리스크도 있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 역시 글로벌 테크 대표주에 적극적으로 매매하여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총 비용이 경쟁 상품 대비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배당과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자를 위한 옵션
단순 자산 증식 외에 꾸준한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월 배당형 상품이나 커버드 콜 전략 상품이 매력적입니다.
월 배당형 (S&P500 + 장기채):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S&P500 미국채혼합50’은 S&P500과 10년물 미국채를 혼합하고 매달 분배금을 지급합니다. 장기채를 담고 있어 다른 상품보다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은 숙지해야 합니다.
커버드 콜 전략 (팔란티어 + 채권): 신한자산운용의 ‘SOL 팔란티어커버드콜OTM채권혼합’은 운용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기 상품입니다. 국내 단기 채권 70%와 팔란티어 주식 기초자산을 활용한 외가격(OTM) 커버드 콜 전략을 사용해 매달 2% 내외의 꾸준한 분배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만, 기초 자산인 팔란티어 주가 하락 시 평가 손실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퇴직연금 계좌 수익률을 94%까지 끌어올리는 TDF 마법
TDF의 안전자산 분류, 어떻게 공격적인 투자의 문을 열어줄까요?
채우기 ETF 외에 퇴직연금 계좌의 공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비밀 병기가 있습니다. 바로 타깃데이트펀드(TDF)입니다. TDF는 은퇴 시점(Target Date)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조절해 주는 펀드입니다. 은퇴 시점이 멀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추구합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TDF를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분류 덕분에, 투자자는 TDF를 활용해 위험자산 비율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전: 위험자산 비율 94% 만들기
예를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2060액티브’와 같이 은퇴 시점이 먼 TDF는 글로벌 주식 비중이 80%에 달합니다. 이 주식 비중이 높은 TDF를 퇴직연금 안전자산 30%를 채우는 용도로 전액 편입합니다. 이렇게 되면, 계좌 전체의 위험자산(주식) 비율은 이미 투자한 70%의 위험자산과 TDF에 포함된 주식 몫(30% * 80% = 24%)을 합쳐 최대 94%까지 늘어납니다.
투자 기간이 10년 이상 남은 젊은 투자자나 자산 축적기에 있는 분들에게는 이 TDF 전략이 최고의 공격형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은퇴가 임박했다면 주식 비중이 낮은 TDF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입니다. 다만, 정부가 ETF 형태의 TDF를 안전자산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니, 향후 제도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버핏의 선택을 통한 초안정형 대안
모두가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복잡한 판단 없이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워런 버핏의 선택으로 유명해진 미국 초단기 국채 ETF의 국내 버전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초단기(3개월 이하)국채’ 같은 상품은 워런 버핏이 직접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ETF SGOV를 벤치마크로 삼습니다. 안정성이 매우 높고, 매달 분배금을 지급합니다. 다만 환헤지를 하지 않아 달러 가치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환율 변동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처럼 국내 고배당주와 국내 채권을 혼합한 상품도 안정적이면서 연 15% 수준의 총수익률을 기록한 사례가 있어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노후를 준비하는 긴 여정입니다. 연금은 강제로 돈을 묶어두는 족쇄가 아니라, 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특급 우대 계좌입니다. 규제를 탓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채우기 ETF’와 ‘TDF’라는 도구를 활용해 70%의 제약을 94%의 기회로 전환하는 투자 계획을 지금 바로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가장 좋은 노후 대비는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성적인 수익 추구’입니다.
*이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제공 목적입니다.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의 책임임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