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반면, 코스닥은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대기업들의 코스피 이전 상장, 주력 업종인 제약·바이오 및 이차전지 업종의 부진,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금융당국은 부실기업 퇴출 및 시장 구조 개편 등을 통해 코스닥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벤처 투자 활성화와 함께 코스닥 시장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코스닥 ‘2부 리그’ 오명, 우량기업 코스피 이전과 주력업종 부진이 원인
최근 주식 시장을 보면 ‘형만 한 동생 없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릅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활기를 띠는 동안, 코스닥은 800선에 머물며 과거 ‘천스닥’이라 불렸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차이는 연초 대비 18%포인트 이상 벌어졌습니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부진은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 상장입니다. 한때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던 엔씨소프트,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같은 기업들이 덩치를 키운 후 코스피로 옮겨갔습니다. 이들 기업이 떠난 자리는 새로운 혁신 기업들이 채워줘야 하지만, 시장의 신뢰 하락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죠.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마저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섹터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코스피는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얻었죠. 반면, 코스닥의 주력 업종인 제약·바이오와 이차전지는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벤처 생태계의 핵심 축인 이 두 업종의 부진은 코스닥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큰손들이 코스닥을 외면하는 이유
주식 시장의 큰손이라 불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 시가총액이 크고 안정적인 우량 기업들이 많아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10%대에 불과한 반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훨씬 높습니다. 큰손들의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전체에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코스닥 시장에는 부실기업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기업의 비중이 코스피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더라도 투자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이 크다면 선뜻 나서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코스닥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건전한 투자 환경을 저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과 시장 구조 개편이 활성화의 열쇠
코스닥 시장의 정체는 단순한 지수 하락 문제가 아닙니다.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하는 통로인 코스닥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국내 벤처 생태계 전체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정상화를 직접 주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고, 혁신 기업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판단인 것이죠.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실기업 퇴출입니다. 올해 들어 이미 50여 곳의 코스닥 상장 기업이 상장 폐지 절차를 밟는 등, 당국은 부실기업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거래소처럼 시장을 여러 단계로 개편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을 따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벤처 붐이 다시 한번 일어난다면 코스닥 시장도 다시금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벤처 투자가 활발했던 과거 사례들을 보면, 벤처 정책 드라이브가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은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혁신 기업의 요람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부실을 걷어내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혁신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천스닥’의 영광을 되찾을 날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