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시장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이후 잠시 주춤했던 전국 아파트 가격이 10주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의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을 비롯한 한강 벨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며 시장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시장 변화를 전망해 보겠습니다.
규제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10주 만의 상승 전환
정부가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은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포함했습니다. 그 결과, 7월과 8월에는 전국 집값이 보합세를 유지하며 규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듯 보였죠. 하지만 9월 둘째 주에 접어들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며 10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작은 수치지만, 이는 시장의 방향성이 다시 위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마용성’ 신고가 행진, 왜 한강 벨트인가?
이번 상승세를 이끈 주인공은 바로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입니다. 이 지역들은 일명 ‘한강 벨트’로 불리며, 주거 선호도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성동구 금호동의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는 18억 1000만 원, 마포구 대흥동의 ‘마포그랑자이’ 전용 59㎡는 21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용산구 문배동의 ‘아크로타워’ 전용 84㎡도 15억 원을 넘어서며 신고가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요? 한강 벨트는 뛰어난 교통, 풍부한 생활 인프라, 그리고 희소성 높은 한강변 입지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일 때도, 자금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은 결국 이런 ‘똘똘한 한 채’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정부의 규제가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이는 오히려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에게는 기회가 된 셈입니다.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상승 기류
‘마용성’의 불씨는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광진구나 중구 역시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특정 지역만의 현상이 아니라, 서울의 주요 입지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줍니다. 과거 여러 규제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치를 입증했던 서울 핵심 지역의 학습효과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단기적인 규제 효과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매매가와 함께 오르는 전세가: 시장의 순환 고리
매매가 상승과 더불어 전세 시장도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07%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송파, 강동, 성동, 양천구 등 주요 지역에서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매물 부족 현상 때문인데요.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초 3만 1000개 안팎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현재는 2만 2000개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전세 수요는 꾸준한데 매물이 없다 보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어 시장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
그렇다면 이 반등은 일시적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상승장의 시작일까요? 전문가의 시각으로 볼 때, 이번 현상은 단순히 규제에 대한 일시적인 반발이라기보다는, 시장의 견고한 기저 수요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서울의 핵심 입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금력 있는 수요는 계속해서 좋은 곳으로 몰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침체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무분별한 투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서울의 핵심 입지는 규제 속에서도 그 가치를 증명했지만, 모든 곳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주거 목표와 자금 계획을 명확히 하고,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