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이자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인공지능(AI) 열풍의 상징과도 같던 엔비디아(NVIDIA)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는 사실입니다. 한때 AI 혁명의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엄청난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엔비디아를, 왜 이들은 팔아치웠을까요? 단순히 차익 실현을 넘어, 이들의 투자 움직임에 담긴 더 깊은 의미를 파헤쳐보고, 앞으로 AI 주식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피터 틸의 ‘엔비디아 전량 매각’이 던지는 메시지
피터 틸이 이끄는 헤지펀드인 틸 매크로(Thiel Macro)는 올해 3분기에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 지분 53만 7742주 전량을 처분했습니다. 이는 지난 9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1억 달러(약 1463억 5000만원) 규모로,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를 완전히 삭제했다는 뜻입니다.
왜 엔비디아를 처분하고 애플과 MS를 늘렸을까요?
틸 매크로가 엔비디아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는 동안, 놀랍게도 애플(Apple)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 투자는 오히려 늘린 것으로 확인됩니다. 또 다른 AI 관련주로 분류되던 테슬라(Tesla) 지분 역시 일부 매각했지만, 애플과 MS에 대한 집중도는 확연히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투자 전략의 대전환은 피터 틸이 AI 기술의 ‘가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그는 AI 붐 자체가 과장된 거품일 수 있다는 ‘AI 거품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칩(Chip) 공급업체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이미 미래 가치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피터 틸이 선택한 ‘AI의 다음 단계’
피터 틸이 엔비디아에서 빠져나와 애플과 MS에 집중했다는 것은, AI 혁명의 초기가 하드웨어(GPU)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을 반영합니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와 사용자 경험 혁신에 집중하고 있으며, MS는 오픈AI(ChatGPT)와의 독점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AI의 ‘심장’이지만, 이 심장을 가장 잘 활용하여 돈을 버는 ‘두뇌’는 결국 애플과 MS 같은 플랫폼 기업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프트뱅크와 마이클 버리의 동시다발적 움직임
피터 틸 외에도 대형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매각 움직임은 연쇄적으로 포착되고 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역시 엔비디아를 정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 역시 올 3분기에 58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했습니다. 소프트뱅크 측은 이를 다른 AI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거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에 대한 높은 집중도를 낮추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빅 쇼트’ 마이클 버리의 거품 경고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엔비디아와 AI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의 하락에 베팅(숏 포지션)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가끔 우리는 거품을 본다”라는 글을 남기며 현재의 AI 관련 주가 상승세가 비이성적일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거물 투자자들의 행보는 AI 거품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AI 투자, 거품인가 대세인가: 균형 잡힌 시각
피터 틸, 손정의, 마이클 버리의 움직임은 분명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이와 동시에 엔비디아 투자를 늘린 펀드도 많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블룸버그 통신이 909개 헤지펀드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기준으로 엔비디아 투자를 늘린 펀드(161개)와 줄인 펀드(160개)의 숫자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엔비디아 매각’이 의미하는 시장 성숙 단계 진입
결국 핵심은 엔비디아 주식의 절대적인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가에 AI 혁명의 초기 성과가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GPU와 같은 하드웨어는 여전히 AI 시대의 필수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칩을 파는 것 이상으로, 그 칩 위에서 작동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과 강력한 생태계(Ecosystem)를 갖춘 기업이 다음 단계의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피터 틸이 애플과 MS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의 실제 상용화와 수익 창출 능력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인 셈이죠.
앞으로의 AI 투자 전략에 대한 실용적 제안
현재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플랫폼으로 시각 전환: 엔비디아의 GPU 수요는 지속되겠지만, 이미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애플, MS, 구글 등 AI 기술을 최종적으로 서비스에 통합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수익 모델의 명확성 확인: 단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른 기업보다는, AI 기술을 통해 구체적이고 안정적인 매출 증대를 증명하고 있는 기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장기적 관점의 분산 투자: AI 거품론과 긍정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에는 한 종목에 몰빵하기보다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응용 서비스 분야에 걸쳐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결론적으로, 피터 틸과 손정의의 엔비디아 매각은 AI 투자 시대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흐름 자체는 거스를 수 없지만, 그 속에서 돈을 버는 방식과 주도하는 기업의 형태는 진화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거물들이 GPU 대신 플랫폼 기업에 시선을 돌렸다는 사실은 우리가 AI 혁명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정표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